불법 밀주의 배후가 아니냐고 파고드는 양조길드에 대항해, 게렌은 [이브의 사과] 주점에 모든 혐의를 뒤집어 씌우려 합니다. 게렌은 "법대로"라며 이브린을 체포해가려 하고, 루카는 거래 과정에서 불법이 저질러진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한다며 나섭니다([준법정신]과 [명예원칙(프로페셔널)]). 게렌은 희생양이 되려는 거냐며 반대하고, 레인은 이 일을 배후에서 꾸몄을 "조직" 쪽 술집에 누명을 뒤집어 씌우자고 합니다. 두 남자는 그렇게 '좋은게 좋은 대로' 담합하지만, 루카는 자신은 양조길드 쪽에 가서 따로 사과하고 보상하겠다며 나섭니다.
레인은 암흑가 건달을 붙잡고 난민 밀주 건을 물고 늘어진 배후(잭 블랙 조직)를 파악하고 게렌을 찾아갑니다. 둘은 블랙 레이븐 측 주점에 몰래 밀주를 옮겨두고, 다음날 자치수비대 특별단속을 벌여 업주를 잡아들입니다. 한편 비슷한 시각 루카는 양조길드를 찾아가 사과하던 중 불법 밀주 매매상 검거 소식을 듣고, 현장에서 엉뚱한 다른 술집이 잡힌 것에 의아해합니다.
오늘의 명장면: 바른 생활 아가씨 루카.
<레인> "그럼 뭐, 시도해 보기에 따라서."
<게렌> "그걸 다른 곳에 떠넘기자.. 라는?"
<레인> "요약하면 그렇게 되겠습니다만."
<게렌> 시험하듯 말합니다. "왜 그걸 여기가 아닌 그 쪽으로 넘길 가치가 있습니까?"
<레인> "이보세요."
<레인> "당신이 주변 사람을 아끼듯 저도 그렇습니다."
<레인> "제가 소개해 준 곳 아닙니까?"
<게렌> 훗, 웃습니다. "그렇군요."
<레인> "그렇습니다."
<게렌> "알겠습니다."
<레인> 하고 슬쩍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죠
<_루카> "그것이 '법대로' 인가요? 게렌 씨."
<게렌> "아, 제가 그런 말을 했던가요?" 천연덕스럽게.
<_루카> 말문이 막혀서 입을 살짝 벌린 채로 게렌을 바라봅니다.
<게렌> "좋은 게 좋은 거 아닙니까. 멜린윈 씨나 레인 씨가 얽혀드는 것도 막을 수 있고."
<_루카> "멜린윈 씨나 레인 씨는 책임이 없습니다." 잘라 말합니다. "이번 문제의 지원 담당자는 저인걸요. 결정도 제가 했고."
<게렌> "아, 그렇다면 덧붙여서 루카씨가 얽혀 들어가는 것도 막을 수 있고."
<레인> "잘못이 있긴 하죠.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담당자에게 아무 말도 안 했으니..."
<게렌> "그러니까, 정리하면 이렇게 되는 건가요? 우리가 돈을 빌려준 그 사람이, 우리의 충고를 듣지 않고 다른 술집에 팔았는데, 그 술집에서 제멋대로 불법 밀주를 만들었다."
<_루카> "뭐라고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만, 양조 길드 쪽에는 제가 따로 사과하고 보상하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게렌을 똑바로 쳐다봅니다.
<게렌> "아, 물론 도의적 책임이야 감수해야겠죠."
<게렌> "어쨌든, 이 술집만 아니면 된다...라는 것이 레인씨 입장이고."
<게렌> "우리는 그게 누구든 괜찮다, 우리가 억울하게 뒤집어 쓸 오명을 최소화하자...라는 입장이니."
<게렌> 루카를 보면서 "그대로 나간다면 멜린윈 씨는 당연히 처벌을 받게 될 거고, 더 나아가 난민위 자체가 무너질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라고 빠안히 루카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_루카> "멜린윈 씨가 처벌을 받을 이유가 없다니까요. 대책위도 무너지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구요."
<게렌> "루카 씨야 잠시 망신을 당하고 아일렌으로 돌아가면 끝이에요. 하지만 루카씨나 멜린윈씨가 바라던 난민과 길드타운 원주민과의 융합은 물 건너가게 될 겁니다. 난민위가 없어질지도 모르니."
<_루카> "가장 최악의 경우라도, 제 관리능력 부족으로 제가 면직당하고 끝날 문제입니다." 잘라 말합니다. "대책위를 건드릴 명분도 없고, 그렇게 놓아 두지도 않을 거에요."
<게렌> 답답하다는 듯 말합니다. "레인 씨가 말하는 것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불법영업을 한 곳일터."
<게렌> "흙탕물 속에 티끌 하나둘 덧붙여서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게렌> 유혹하듯 속삭입니다.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는 것도 어떨 때는 필요합니다."
<_루카> "어차피 저에게 길드타운의 술집을 조사할 권한 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으니까요. 저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게렌> "...아니면, 그냥 가만히 있으시기만 해도 일은 해결될 겁니다."
<게렌> 그러면서 레인을 돌아봅니다. "그렇죠?"
<레인> "루카 양은 루카 양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시면 되겠지요."
<_루카> "지원 기준이 엄격치 못해 밀주 산업에 돈을 대고, 결과적으로 가짜 술병에 섞어 팔게 된 문제에 대해서, 양조 길드에 대해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게렌> "그게 실질적인 책임이냐, 도의적 책임이냐...를 선택하는 걸 우리가 도와주는 건 괜찮은 거죠?"
<게렌> "나는 루카씨가 책임을 지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쓸데없는 책임까지 뒤집어 쓰지 말라는 거죠."
<_루카> "게렌 씨 행동까지 제가 통제할 수 있겠습니까."
<게렌> 미소를 짓습니다.
<_루카> "게렌 씨가 저를 말릴 권리가 없는 것처럼, 말이죠." 잘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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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시작 전~초반에는, PC 셋의 입장이 각각 엇갈려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죠. 게렌은 죄를 난민위 밖(이브린)에 뒤집어씌우려 하고, 레인은 이브린을 보호해야 하고, 루카는 그런 불법을 용납할 수 없을 뿐더러 자기 책임을 지려 하는... 플레이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해결된 점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세션에서 전 거의 관전과 일부 엑스트라..만 맡고 거의 PC들 간에 많은 일이 이뤄진 거 같아요. 저는 그점이 꽤 좋았습니다. 맨날 할 일이 없으면 그것도 좀 심심할진 모르지만, 그래도 플레이어들이 주역이 되야 하니까요^^;
한편 플레이가 늦어져, 후반부에 가서 집중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흑흑. __;
이번 주에는 분노한 잭 블랙 조직이 좀더 거칠고 직접적인 폭력으로 나오는 쪽으로 가보면 어떨까 싶네요. :D
난민대책위는 난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융자사업을 시작합니다. 많은 난민들이 돈을 대준다는 말에 몰려들었지만, 정작 제대로 된 운용/사업계획을 지닌 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나마 곰보 아주머니의 찹쌀떡 장사와 예전 [검은 고양이] 주점 아주머니의 가내 양조업이 첫 지원대상이 되었습니다. 양조길드의 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밀주라 판매처 문제도 있었지만, 레인이 나선 덕에 유흥가 [이브의 사과] 주점에 밀주를 납품하게 됩니다.
난민들 가운데는 지원금 따기가 어렵다는 원성이 높아지고 악질 루머도 나돕니다. 그나마 활기차던 곰보 아주머니의 떡장사도, 불량배들이 조직적으로 훼방하기 시작하고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브린은 레인에게 조직이 밀주 구매를 중단하라고 협박해왔다고 알립니다. 같은 시각, 양조길드 측에서도 난민대책위를 찾아와 난민들이 몰래 술을 빚어 속여파는 걸 비호하지 말라며 경고합니다. 멜린윈은 "불공평한 법을 두고선 곧잘 범죄라고 딱지 붙이는게 옳냐"며 분노하고, 난민대책위를 뛰쳐나갑니다.
오늘의 명장면: 멜린윈의 한맺힌 항변.
<멜린윈> "범죄, 공범.. 당신들은 쉽게도 말하는군요."
<멜린윈> "그 속에서, 그 사회에서 실제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멜린윈> "그런 행동들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는 생각해봤나요?"
<게렌> "물론요. 상당수가 길드 타운 사람들에게 범죄로 여겨지는 행동이죠."
<멜린윈> "얼마나 힘없고, 그 '범죄'에 대한 압력을 얼마나 매일매일 받는데!"
<멜린윈> "풍족하게 살아서 그런 사정은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내려다보면서 평가하죠."
<멜린윈> "그건 범죄라고, 너희들은 범죄자라고!"
<_루카> 자리에서 일어서서 멜린윈을 마주봅니다. "그런 압력에서 견뎌내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한."
<_루카> "그런 압력을 이기지 못한 사람이 하는 말은 변명이 될 뿐이겠죠."
<멜린윈> 피식.. 웃습니다.
<멜린윈> "루카양.. 굶어본 적 있나요?"
<멜린윈> "가족이 굶는 것을 지켜본 일 있어요?"
<멜린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려고 매일 걱정해본 일 있어요?"
<멜린윈> "그런 적이 없는 루카양에게, 그게 어떤 건지 모르면서 좋은 말만 머리에 꽉 찬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에게 설교 듣고 싶지 않아요."
<_루카> "... 그 날도, 그런 상황 속에서도 경비를 때려눕히고 창고를 때려부수고 식량을 탈취한 사람은 소수였으니까요."
<게렌> "멜린윈씨. 용병단 시절 내 친구는 '강도짓 하느니 차라리 전쟁터에 가겠다' 라고 하고 용병이 되었어요."
<게렌> "그리고 죽었죠."
<멜린윈> "예, 그건 분명 숭고하고, 멋지죠."
<멜린윈> "하지만 대개의 사람들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멜린윈> "집에 병든 부모가 있어서 매일 수발들어야 하는 청년이, 아이 딸린 아주머니가?"
<게렌> "그 친구도 가족은 있었어요. 매달 돈을 가족한테 보냈죠."
<멜린윈> "결국, 같지 않은 상황을 두고"
<멜린윈> "저 같지 않은 상황에 있는 사람과 똑같이 하지 않으면 너희는 범죄자다, 잘못한 거다!"
<게렌> 얼굴이 점점 시큰둥하게 변해갑니다. "근데 지금 이 말싸움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멜린윈> "동의해요."
<_루카> "그 말 그대로 돌려드리지요. 같은 상황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하지 않은 사람을 범죄자라고 부르는 것 뿐이에요."
<_루카> "그만두죠. 상황 조사만으로도 충분히 정신이 없어질 테니까요."
<멜린윈> "그래서, 양조 길드의 이익을 지키려고 만든 법을 지키지 않는 것도 범죄라는 거군요."
<멜린윈> "법이 정말로 누구를 위한 건지, 누가 만드는 건지.. 루카양이 그걸 보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겠죠."
<게렌> "그만그만." 루카와 멜린윈을 말립니다.
<멜린윈> "바로 그런 법이 지키는 이익 위에 살아가는 아가씨에게는."
<_루카> "적어도, 술병에 다른 술을 탄 것은 사기니까요."
<멜린윈> "예, 그리고 그건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죠."
<멜린윈> "그 아주머니들하고도 상관없고요."
<게렌> "어쨌든, 지금 급한건 난민위원회의 문제입니다.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벌줘야 할지, 그거나 궁리하세요." 약간은 야유조로.
<_루카> 눈이 가늘어집니다.
<_루카> "술을 직접 먹어보지 않고 결정햇다니, 어리석었지." 한숨을 쉬면서.
<멜린윈> "내 책임이니까 벌을 준다면 나를 줘요. 정 다른 사람이 한 일로 또 다른 사람을 벌줘야 한다면."
<멜린윈> "결론이 날 때까지 집에서 근신이나 하고 있죠."
<멜린윈> 인장 반지를 건 체인을 벗어 탁자에 내려놓고 돌아서서 나갑니다.
<멜린윈> 조용히 등뒤로 문을 닫고..
<_루카> 잠시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움직이죠. 조사할 게 많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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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인상남는 것은, 멜린윈의 한맺힌 절규와 NPC 이브린에 대한 열띤 성원...이네요.
전체적으로 다시 살펴보니, PC가 전개를 주도하기보다 끌려다니며 그냥 주변적인 대화만 벌인 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PC가 이야기 전개 흐름에서 겉돌며 주변에 머물렀단 느낌일까요. 좀 반성할 면인 것 같습니다.
특히 초반부 플레이가 예전 식량배분 사업 진행할 때처럼, 좀 느슨하고 수동적이 되었던 것 같아요. 어찌보면 '경영 시뮬레이션'틱한 상황인데, 이게 RPG로는 플레이하기 까다로운 지도 모르겠습니다. 난민들의 상황에 대해 알고, 거기서 장면들을 도출하는게 마스터에게만 집중되서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어쨌든 다음 세션은 보다 PC 주도로 전개되어 갔으면 싶네요. 더불어 지난번 크리그 패거리 사건의 재탕이 되지 않도록, 차별화하는 점도 유의해야 하겠구요. ^^; 다음주, [역습의 난민위]를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