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나트 사업가 키르엔과 블랙 레이븐은 [북비산트 토지개발회사]라는 위장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717년 재해 등으로 버려진 황무지를 개간해 농토를 재분배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백작부와 남작들에게 적잖은 뇌물과 뒷거래를 통해 개간권을 확보한 것은, 순전히 '오로라이트 유적'을 불법 개발해 밀반출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길드타운에 넘쳐나는 난민들을 꼬드겨 오로라이트 유적 탐색과 채굴, 밀수에 동원하고 있습니다. 규모 있는 오로라이트 유적을 발견한 사람에겐 적잖은 포상금을 약속하기 때문에, 난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필사적으로 유적을 찾아 여기저기 땅을 파헤치고 있습니다. 발견한 유적에 대한 포상금을 두고도 싸움이 벌어지는 일이 잦습니다. 어느 날엔가 실종된 사람들은 늘 유적충 때문만은 아닐 테지요. (이렇게 써놓고 보니 마치 미 서부 개척 시대의 골드 러시하고도 비슷하네요)
개발하기 좋은 유적에는 임시 천막/움막촌이 지어지고 난민 노동자들이 유적을 곡괭이로 파들어가 부수고 오로라이트 광석을 실어냅니다. 제대로 된 정제 시설이 없기 때문에 광석은 바로바로 길드타운으로 옮겨져 처리되어야 합니다. 여기에는 블랙 레이븐이 감독하는 난민 밀수조직이 일하고 있습니다. 오로라이트는 부두 구역의 대형 정제 시설에서 비밀리에 처리되어, 난민들의 뗏목을 통해 팔레나트행 상선에 실려집니다.
블랙 레이븐 조직은 부두 감독 미아 나비스를 포섭해 이상의 오로라이트 밀반출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고리대금업자 굴드가 빚과 폭력으로 난민들을 휘어잡고 있고요. 난민들 입장에선 목숨을 건 위험 가운데 착취당할 뿐이지만, 그나마 이런 일자리조차 없으니 인력은 늘 공급 과잉 상태입니다.
* 캐릭터
- 난민 노동자: 탐광꾼, 채굴꾼, 밀수꾼.
- 블랙 레이븐: 작업감독, 경비 용병, 알선업자.
(추가 내용: 9/21)
첫 유적은 길드타운에서 좀 떨어진 험준한 산 속에서 화전을 일구던 난민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화전민들이 유적에서 값나갈만한 물건을 도굴해 장물아비 굴드에게 팔아치우면서, 유적의 존재가 블랙 레이븐에 알려졌습니다. 블랙 레이븐은 오로라이트 밀무역이라는 큰 건수의 냄새를 맡고, 팔레나트 상인연맹의 키르엔과 손을 잡고 북비산트 토지개발회사를 세웁니다.
겉으로는 변방의 산지를 개간하고 이를 난민들에게 배분하는 사업으로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난민들 사이에서는 운좋게 유적을 찾으면 떼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이 이미 쫙 퍼져있지요. 하지만 결국 곡괭이와 침구 등 생활용품을 충당하는데 높은 이자의 빚을 지게 되서, 어지간히 일을 해도 빚에서 헤어나올 수 없습니다. 사업에 참여할 때 '침묵 서약'과 함께 담보로 집과 가족들을 잡힌 상태기 때문에, 외부에 발설할 수도 없습니다. 난민 노동자들은 언젠가 새로운 유적을 찾아 포상금을 타겠다는 희망과 밤마다 벌어지는 술과 노름판으로 버티며 마모되어 갑니다.
오로라이트 광산은 화전민에 의해 발견된 첫 유적을 시작으로 활발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계곡 곁에 세워진 커다란 물레방앗간/창고가 본부로 여기서 오로라이트 1차 처리와 보관이 이뤄집니다. 현장 감독이 거처하며 용병들이 지키고 있고요. 좀더 올라간 곳에 현재 한창 발굴중인 커다란 유적이 있습니다. 이 곳은 아주 깊은 곳까지 파들어간 상태라 조직은 채산성 있는 다른 유적을 찾아 포상금을 내걸고 있지요.
[GURPS 실피에나]의 유적충 디자인 룰에 약간의 커스터마이징을 더한 유적충 데이터입니다. 오로라이트 유적을 배경으로 한 던젼물을 하게 되면 써먹으려고요. :)
일단은 친숙한 이미지들로 디자인했는데, 좀더 커스터마이징해서 기기묘묘한 유적충과 싸워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모래수렁을 파놓고 기다리는 개미지옥이라든지 ;;;)
* 저글링(가칭-_-): 소형 근거리 기습형 졸개. 숨어있다 느닷없이 뛰어들어 할퀴고 문다. 불리하면 곧장 퇴각. 무리를 지으면 보다 전술적으로 행동하는 "개떼".
ST 7 / DX 12 / IQ 2 / HT 11
HP 7 / FP 11 / 의지 10 / 지각 12
속력 6 / 피하기 9 / 이동력 6
* 땅강아지: 분사형 장거리 공격 졸개. 벽과 천장 등에서 자리잡고 산을 쏘아대는 등. 마비독이나 [결박] 종류를 쓰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ST 7 / DX 12 / IQ 2 / HT 11
HP 7 / FP 11 / 의지 10 / 지각 12
속력 6 / 피하기 9 / 이동력 4(통상)/6(굴파기)
[격투] 12, 물기 1d-3 베기, [고유공격(산)] 12, 1d-3 부식 (1FP 소모)
DR 2 (약점인 배 부위는 DR 1), [굴파기] 6.
* 스터지: 정찰 및 기습 공격에 특화된 졸개. 다수가 한 상대에게 일시에 덮쳐들면 꽤 그로테스크할 듯.
ST 7 / DX 13 / IQ 2 / HT 11
HP 7 / FP 11 / 의지 10 / 지각 12
속력 7 / 피하기 10 / 이동력 8 (비행)
[격투] 15, [타격기관(부리)] 1d-3/꿰기+흡혈
DR 1, [비행], [흡혈(매턴 1HP 피해)]
* 왕사마귀: 은밀성과 기동성이 뛰어난 반직립형 중형 유적충. 살상력도 상당할 듯.
ST 11 / DX 12 / IQ 2 / HT 12
HP 13 / FP 12 / 의지 12 / 지각 12
속력 6 / 피하기 10 / 이동력 8
[격투] 14, 칼날(타격기관) 1d 베기 x 2회.
DR 1, 반직립형, [전투반사신경], [초도약], [은밀행동] 15/18: [보호색] 3, [정숙] 3.
* 길앞잡이: 굴을 파고 숨어있다 기습하는 중형 유적충. 커다란 이빨로 몸통을 물고 조인다.
ST 11 / DX 12 / IQ 2 / HT 12
HP 13 / FP 12 / 의지 12 / 지각 12
속력 6 / 피하기 9 / 이동력 6 (굴파기)
[격투] 14, 날카로운 이빨 1d-1 베기. 이후 [레슬링] 14로 조이기 공격.
DR 3 (약점인 배 부위는 DR 1), 굴파기 6.
* 뮈르미돈(불개미): 인간 형태에 가까운 중형 유적충. 유적에 버려진 도구 사용. 인간을 흉내내는 행태 가능.
ST 11 / DX 12 / IQ 2 / HT 12
HP 13 / FP 12 / 의지 12 / 지각 12
속력 6 / 피하기 9 / 이동력 6
지난밤 굴드를 습격했던 레인은 멜린윈의 집으로 돌아와 치료를 받습니다. 배후에 블랙 레이븐과 팔레나트까지 얽혀있는 데다, 자치수비대도 일부 매수되어 있음에 경악하는 PC들. 멜린윈은 최근 난민촌에 일자리 소개시켜주는데 광산 일 경험있는 사람을 우대한다더라는 얘길 기억해냅니다. 연줄로 좀더 알아보려지만 일단 실패.
다음날 루카와 레인은 우선 델피네 수비대장을 찾아갑니다. 입구에서 멕커스라는 소대장이 레인을 붙잡고 '어젯밤 시민을 폭행한 주범'이라며 구속하려 들지만 루카의 날카로운 언변으로 물리치고요. 델피네는 PC의 이야길 듣고 비밀수사를 부탁하며 권한을 위임합니다.
루카와 레인은 우선 부두 감독 미아 나비스를 찾아갑니다. 루카는 어차피 이익도 제대로 못 챙기는 형편인데, 차라리 자신이 합법적으로 유적 개발권을 따낼테니 협조해달라고 설득합니다. 미아는 루카의 논리적인 설득에 총독부의 정식 허가를 따내고 나면 돕겠노라고 조건을 달아 수락합니다.
오늘의 명장면: 루카의 논변.
<_마스터> 미아: "... 너랑은 상관없잖아?"
<_마스터> 간신히 매몰차게 끊어내듯 토해냅니다.
<_루카> "어째서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_마스터> 미아: "너야 그런 것 신경 안쓰고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으니까."
<_루카> "그 오로라이트가 나오는 곳이 내 임지일세. 그 밀수 현장을 쫓다가 피떡이 된 사람은 내 동료이고...... 그리고 그에 손대고 있는 쪽이 내 벗인데, 어째서 내게 상관이 없다고 하느냔 말이야."
<_마스터> 미아: "...."
<_마스터> 미아: "....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데?"
<_마스터> 미아: "어떻게 해야 직성이 풀리겠어?"
<_루카> "자네가 그만두길 바라네."
(... 중략 ...)
<_루카> "하지만 생각해 보게. 내 계속 묻고 있지 않는가. 지금 몇 할이나 받고 있냐고 말일세."
<_루카> "지금 모양을 보니, 자네는 이윤의 오 푼도 못 만지고 있어."
<_마스터> 미아: ".... 왜 그렇게 날 끌어들이려는 거야?"
<_마스터> 미아: "그만 좀 내버려 두지 않고..."
<_루카> "세 가지 이유가 있네. 첫째로 사업권을 따게 되면 배로 운송해야 하니 자네와 손을 잡지 않으면 사업권을 따더라도 의미가 없겠지."
<_루카> "나는, 이번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자네를 동등한 파트너로 생각하네.... 자네의 위에 서서 휘두르려는 것이 아니야."
<_루카> "둘째로, 이번에 일을 대대적으로 하려면 기존 밀수업자들을 반드시 청소해야 하네. 자네의 도움이 있으면 손쉬운 일이고,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더 걸릴 일이겠지."
<_루카> "셋째로, 자치수비대에서 이를 갈고 있네. 이번에 게렌 대장을 린치한 것은 도가 심하지 않았는가. 헌데 내 입장에선 게렌 씨는 내 동료이고, 자네는 내 친구이니 이 두 사람이 반목하면 내 입장도 곤란해지네. 이번에 우리와 손을 잡고 일의 진짜 원흉들을 몰아내서, 관계를 다시 원만하게 하는게 좋지 않겠는가."
<_마스터> 미아: ".... 정말로 할 작정인 거구나. 너..."
<_루카> "내가 사업 관련해서 농을 하는 것 본 적 있는가?"
<_마스터> 미아: "쿡. 그렇지... 역시 너 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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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할 때는 꽤 막막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가야 할지도 감이 잘 안 잡히고 해서요. 플레이어분들이 일상적인 장면에서부터 차근차근 풀어가면서 다행히도 매끄럽게 잘 진행된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아 나비스가 PC들 편으로 넘어올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이겠네요. (보너스로 루카는 오로라이트 유적개발 테크 트리로 넘어갔...:D)
아마 다음 세션에선 총독부에서 오로라이트 유적 개발 허가를 따내는 것, 난민들과 미아 등을 통해 밀수의 전모를 밝히고 증거를 입수하는 것 등을 고민해봐야 할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