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세션에 멜린윈을 플레이하면서 멜린윈은, 그리고 다른 일하는 난민 (내지는 빈민) 여성들은 집에 없는 동안 아이를 어떻게 돌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본 몇 가지 선택이라면..

1. 방목

애 혼자 집에서 밥 챙겨먹고 밖에 나가서 놀기.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있었던 방식이기도 하고, 좀 분별력이 생긴 나이라면 놓아두어도 큰 지장은 없죠. 나이가 지나치게 어린 아이를 종일 혼자 두는 건 위험 내지는 불가능하고, 혼자 둬도 될 만한 나이의 아이라도 같은 동 사람들은 다 어느 정도 구역의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느낄 것 같기도 하고요.

2. 탁아

나이가 아주 어린 아이들은 (5세 이하?) 서로 애보기 품앗이도 한 방법인 듯합니다. 정식 탁아 시설 같은 선진적인(..) 물건이 있을 것 같지는 않으니 일하지 않는, 혹은 그날 일을 쉬는 집에다가 아이들을 맡기고 일을 나가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일 듯. 다만, 자기 애만으로도 정신없는데 과연 집안에 득시글거리는 애들을 잘 추스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새삼 애를 대여섯씩 키우시던 옛날 어머니들에 대한 존경심이..) 조금만 크면 애들이 종일 집안에 있으려고 할 리도 없고,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 방목이 들어갈 듯.

3. 일부 위탁, 관리

그 외에 혼자 지내되 밥은 누구네 집에 가서 먹으라든지, 무슨 일이 있으면 같은 동의 누구한테 연락하라든지, 어디 가기로 하면 같은 동 사람들에게 얘기해 놓는다든지, 밖에 있을 때는 큰 애들이 작은 애들을 책임지는 식으로 아이를 종일 맡기지는 않아도 최소한의 안전 수칙을 정해놓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겠지요. 이것도 집마다 들쑥날쑥할 테고 정식 체계라기보다는 주의사항에 가깝겠지만요.

그렇게 애들한테 많이 신경써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하니 아마도 왠만한 나이만 되면 방목, 조금 더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면 거기에 더해 관리와 안전 체계, 그리고 아이가 아주 어리다면 어머니가 일을 안 나가거나 일 나간 동안 다른 집에 잠시 맡기는 식일 것 같네요.

지역의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어른들이 모두 아이들에 대한 책임 의식과 관심이 있다면 아동 사고와 실종률도 지나치게 높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 각박한 분위기라면 난민 구역이 썩 안전한 동네도 아니고, 죽거나 사라지는 아이들이 꽤 될 거라는 상상도 할 수 있겠죠. 아마도 현실은 양쪽이 공존하지 않을까 합니다만.
Posted by lokisdott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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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애스디 2008.06.03 2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업혁명기 영국 대도시나, 1960년대 서울 달동네/판자촌 같은 분위기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집단주택을 정책적으로 건축해놨으니 모양은 좀 다르겠지만, 분위기는 그런 빈민가 같은 느낌이 아닐까 해요. 나름 생계가 빠듯하다보니 조금 머리가 굵은 애들은 시내에서 잔심부름꾼 노릇이라도 할 법하고, 혹은 애들끼리 모여서 폐품이라도 주워모으러 다닐 듯도 싶고요(어린 동생들이 졸졸 쫓아다니는...). 젖먹이나 정말 어린 애들은 엄마아빠가 일하러 나간 동안 여자애들이 돌볼 듯도 싶고.

    아이들을 타겟으로 한 범죄는 딱히 생각나는 건 없네요. 애들을 꾀어서 소매치기 등 범죄에 끌어들이는 경우는 있을법 하지만요.

    한편 같은 마을에서 함께 피난온 난민들끼리는 꽤 결속력을 가지고 지낼 듯 합니다. 원래 한동네 식구들이기도 하고 동고동락하며 생사를 헤쳐나왔으니까요. 반면 서로 다른 마을 출신끼리는 일자리와 밥거리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관계일 법 하고요. 각 마을 공동체끼리 알력 다툼도 있기 쉽겠죠. 이번 시나리오에서도 그런 면들을 좀 다뤄볼까도 싶고요.

    @ 댓글 다는 걸 미뤘더니 죽죽 늦어지는군요. 흑;